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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만 낮추면 다이어트 성공"… 지방칼로리도 함께 봐야 ⑨ [비만 리포트]


혈당 수치가 체중과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혈당 다이어트'가 새로운 체중 감량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먹는 양을 줄이는 방식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접근법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혈당 수치만 낮추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칼로리, 지방, 식습관까지 함께 살피는 균형 잡힌 관리가 필요하다. 내분비내과 홍준화 교수(대전을지대학교병원)는 "비만 치료의 핵심은 여전히 칼로리 제한"이라며 "혈당 수치에만 집중하지 말고 칼로리 조절과 식습관 개선 등 총체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혈당 다이어트를 건강하게 실천하려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홍 교수의 조언을 바탕으로 그 방법을 짚어본다.

왜 '혈당'에 주목하는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상승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세포로 이동시켜 혈당을 조절하고, 남은 포도당은 간과 근육에 저장하거나 지방으로 전환해 에너지를 비축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인슐린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과도하게 분비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는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하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더 많은 인슐린이 분비되고, 과도한 인슐린은 혈중 당을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시켜 결국 비만으로 이어지게 된다. 혈당 다이어트는 바로 이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 당이 지방으로 저장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원리의 다이어트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S)의 대중화가 한몫했다. 홍준화 교수는 "혈당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면서, 혈당을 높이는 음식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고, 이로 인해 혈당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CGMS를 활용하면 음식 섭취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그래프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단순당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식품을 피하고 다이어트를 지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혈당에만 집착하는 태도 지양해야
혈당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홍 교수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한다. "이전에는 당뇨병 환자조차 혈당 측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건강한 사람들까지 혈당을 의식하면서 식단을 조절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혈당만 안 오르면 다 괜찮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홍 교수는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만 집중해, 영양소 균형이나 칼로리를 고려하지 않는 식단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칼로리 제한 없는 혈당 다이어트, 제한적일 수 있어
혈당 조절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칼로리 제한과 함께할 때 효과를 발휘한다. 홍준화 교수는 체중 감량의 핵심은 여전히 칼로리 제한"이라며 "기존 식단에서 하루 500kcal 정도를 줄이는 것이 감량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혈당만 관리하는 다이어트 방식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홍 교수는 "최근 유행한 '저탄고지' 식단처럼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고 지방 섭취는 자유롭게 하는 방식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지방과 단백질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진 않지만, 지나친 지방 섭취는 이상지질혈증이나 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주목받는 땅콩버터나 애플사이다비니거(사과식초)에 대한 맹신도 우려를 표했다. "땅콩버터는 혈당을 천천히 올릴 수 있지만, 지방과 칼로리가 높아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중 감량에 오히려 방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방식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혈당만 안 오르면 어떤 음식이든 괜찮다는 식의 단편적인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홍 교수의 조언이다.

올바른 방법이 중요…영양소에 대한 이해도 넓혀야
혈당 다이어트의 핵심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탄수화물, 특히 단순당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데 있다. 이와 함께 식사 순서를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주스나 음료를 먼저 마시기보다는 샐러드나 단백질 음식을 먼저 섭취하는 식이다.

홍준화 교수는 식사 속도 또한 혈당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사과를 믹서에 갈아 빠르게 마시는 것보다 천천히 씹어 먹는 방식이 혈당 급증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 특히 믹서로 간 음료는 체내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액상 형태의 과일 섭취를 피해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과 더불어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수면은 체내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염증 반응을 촉진하고, 장기적으로는 대사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나아가 암 발생 위험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끝으로 홍 교수는 "혈당이 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음식을 자유롭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영양소 구성과 칼로리를 함께 고려한 균형 잡힌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앱이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음식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도구들을 적극 활용해 혈당 관리뿐 아니라 영양소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함께 갖추기를 당부했다.